아주 멀리까지 가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 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나는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
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여전히 난 세상이 어렵지만 내 옆에 나란히 함께 걸어갈 널 만난 걸 감사해 사랑해요 새로운 시작을 열게 해 준 너 돌아보면 유독 힘들었던 올 초 한 살 더 먹기만 한 나의 초라한 시작 그러던 날 기적처럼 널 만났고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두근거렸지 지친 하루의 끝에 너의 목소리 그 하나로 내일을 내딛고 세상 끝에 서도 한번 해 볼 만할 것 같았어 벌써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여전히 난 세상이 버겁지만 어디든 나란히 함께 걸으며 마주 보면서 매년 올해처럼 뜨겁게 살 수 있기를 산다는 게 매일 전쟁 같던 하루 어제와 늘 같던 오늘에 겁이 났었지 지친 하루의 끝에 축 처진 어깨 위 포개진 너의 그 온기로 세상 다 가진 듯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이제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새 달력을 채워 가야 할 시간 아무리 헤매도 길을 잃어도 오래 걸려도 너와 함께라면 벅찬 새로운 시작 너와 함께
연락도 없이 며칠동안 사라졌다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조금 바빴다며 웃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둘이 만날 때 자꾸 누굴 부르려 하고 마지 못해 대꾸를 하고 딴 생각에 마냥 잠겨 있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늦은 밤중에 보고 싶다 전화 와서 달려나가면 그냥 나의 품에 안겨 한참 울면서 끝내 아무말이 없다가 참 미안하다고 늘 고맙다는 그건 어쩌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몇 번씩이나 이유없이 한숨을 쉬고 어색하게 웃음을 짓고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싫어졌냐고 좋아하긴 한 거냐고 몰아세울 땐 그냥 나의 손을 잡고 한참 울면서 끝내 아무말이 없다가 잘 모르겠다고 왜 이러는지 그건 아마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이젠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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